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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샤크의 부동산 경제 노트
낙찰가율 20년 만에 70% 붕괴, 그런데 중랑구는 115%였다 본문

지난달 전국 주거시설 경매 낙찰가율은 69.9%였습니다. 70% 선이 무너진 건 2005년 1월(69.2%) 이후 20년 7개월 만이에요.
그런데 같은 달, 서울 중랑구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15.2%였습니다. 감정가보다 15% 넘게 얹어서 가져갔다는 뜻입니다.
한 달 치 통계 안에 20년 만의 최저와 감정가 초과 낙찰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시장이 식었다는 말과 과열됐다는 말이 동시에 맞는 상태예요.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집계한 2026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를 항목별로 뜯어보면, 이 모순이 어디서 생기는지가 꽤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1. 용도별 지표 : 주거 69.9%, 아파트 84.7%, 업무·상업 48.0%
먼저 전국 전체를 용도별로 갈라 놓아야 합니다. 이 표 하나가 이번 달 경매 시장의 뼈대예요.
| 용도 | 진행건수 | 낙찰률 | 낙찰가율 |
| 주거시설 전체 | 12,481건 | 27.4% (-0.3%p) | 69.9% (20년 7개월 만의 최저) |
| └ 이 가운데 아파트 | 3,614건 | 35.4% (-1.9%p) | 84.7% (3개월 연속 하락) |
| 업무·상업시설 | 8,168건 (전월 대비 약 -7%) | 18.3% | 48.0% (올해 최저) |
주거시설 69.9%와 아파트 84.7%의 간격이 눈에 띕니다. 같은 주거시설인데 14.8%p가 벌어졌어요. 주거시설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연립·단독이 함께 들어갑니다. 아파트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는데도 전체가 70% 아래로 내려앉았다는 건,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서 낙찰가가 크게 밀렸다는 뜻입니다.
2. 물건 적체 현황 : 6개월 연속 3,000건 초과
아파트만 떼어서 보면 이렇습니다.
| 구분 | 2026년 8월 | 비교 |
| 진행건수 | 3,614건 | 전년 동월 2,874건 대비 +26%, 6개월 연속 3,000건 초과 |
| 낙찰률 | 35.4% | 전월 37.3% |
| 낙찰가율 | 84.7% | 전월 85.4%, 3개월 연속 하락 |
| 평균 응찰자 | 5.3명 | 전월과 동일 |
낙찰률 35.4%는 법정에 오른 열 건 가운데 서너 건만 주인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나머지 예닐곱 건은 유찰돼 다음 기일로 넘어갑니다. 유찰된 물건은 시장에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 최저가를 20~30% 낮춘 채 다음 달 진행건수에 다시 얹힙니다. 새로 들어오는 건 늘고 소화는 더뎌지니 재고가 쌓이는 건 산술의 문제예요. 이게 지금 경매 법정에서 벌어지는 적체의 구조입니다.
3. 평균값의 한계 : 수도권 3개 시도 비교
문제는 이 평균들이 개별 법정을 거의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수도권 세 곳만 나란히 놓아도 방향이 제각각이에요.
| 지역 | 낙찰률 | 전월 대비 | 낙찰가율 | 전월 대비 |
| 서울 | 37.1% | -1.2%p | 97.0% | -4.0%p |
| 경기 | 37.7% | -11.4%p | 89.8% | +3.0%p |
| 인천 | 32.7% | -7.4%p | 79.1% | -1.3%p |
경기를 보세요. 낙찰률은 11.4%p 급락해 올해 최저로 내려앉았는데 낙찰가율은 오히려 3.0%p 올랐습니다. 보통은 같이 움직이는 두 지표가 반대로 간 거예요. 사는 사람이 줄었는데 낙찰된 물건의 값은 더 세졌다는 얘기입니다. 해석은 하나뿐입니다. 한 법정 안에 응찰자가 몰리는 물건과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물건이 섞여 있습니다.
서울 낙찰가율이 97.0%로 5개월 만에 100% 아래로 내려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합니다. 서울 전체가 식었다기보다, 100%를 훌쩍 넘기던 물건과 감정가에 한참 못 미치는 물건이 함께 집계되면서 평균이 끌려 내려온 쪽에 가깝습니다.
4. 낙찰가율 상위 지역 :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남권이 아니었습니다.
| 지역 | 낙찰가율 | 성격 |
| 서울 중랑구 | 115.2% | 서울 중저가 외곽 |
| 서울 노원구 | 102.8% | 서울 중저가 외곽 |
| 경기 하남시 | 112.1% | 경기 동남부 |
| 화성시 동탄구 | 109.8% | 경기 남부 |
| 용인시 수지구 | 109.5% | 경기 남부 |
| 성남시 분당구 | 106.8% | 경기 남부 |
구체적인 사례 하나가 이 목록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 전용 60㎡는 10명이 응찰해 8억 7,177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낙찰가율 약 122%예요.
이 목록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서울 외곽의 중저가 단지, 그리고 서울과 가까운 경기 남부의 실거주 선호 단지입니다. 고가 구간이 빠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말해주는 바가 큽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 흐름을 두고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해진 수요가 중저가 주택으로 옮겨간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순 수치보다 지역·가격대·단지별 가격 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출 한도가 조여지면 고가 물건은 잔금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집니다. 경매는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된 뒤 법원이 지정한 대금지급기한까지, 낙찰일로부터 대개 한 달 반 안팎에 잔금을 모두 치러야 하는 거래예요. 규제가 강해질수록 응찰자는 자기 자금으로 감당 가능한 가격대로 밀려 내려오고, 그 가격대에 응찰이 집중되면서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어섭니다. 지금 중랑구와 하남시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것입니다.

5. 업무·상업시설 : 낙찰가율 48.0%의 구조
아파트만 보면 시장이 견디는 것처럼 보입니다. 업무·상업시설로 눈을 돌리면 풍경이 완전히 달라져요. 지난달 전국 업무·상업시설 낙찰률은 18.3%, 낙찰가율은 48.0%로 올해 최저였습니다. 감정가의 절반도 못 받고 팔렸다는 뜻입니다.
지역별로 내려가면 숫자는 더 가혹합니다.
| 지역 | 진행건수 | 낙찰률 | 낙찰가율 | 평균 응찰자 |
| 전국 | 8,168건 | 18.3% | 48.0% | — |
| 제주 | 256건 | 11.7% (전국 최저) | 45.4% | 2.1명 |
| 광주·전남 | 695건 | 14.2% | 44.4% | 1.8명 |
| 전북 | 220건 | 17.3% | 40.7% | 2.8명 |
평균 응찰자 1.8명이라는 숫자는 사실상 한두 사람이 들여다보고 끝났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상가가 이 통계의 얼굴입니다. 감정가 110억 5,900만원짜리 물건이 53억원에 팔렸어요. 낙찰가율 47.9%, 응찰자는 1명이었습니다. 경쟁이 없었으니 사실상 부르는 값에 가져간 셈입니다.
그런데 같은 광주 서구 마륵동의 근린상가에는 21명이 몰려 9억 1,700만원, 감정가의 63.5%에 낙찰됐습니다. 같은 자치구 안에서도 결과가 이만큼 갈립니다.
아파트와 상가가 이렇게 다른 이유는 가격이 매겨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는 인근 실거래가가 기준선을 잡아줍니다. 상가는 다릅니다. 상가의 가치는 결국 그 자리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환산돼요. 공실이 길어지고 임대료가 내려앉으면, 몇 해 전 임대 수준을 전제로 매겨진 감정가는 현실과 무관한 숫자가 됩니다. 감정가가 높을수록 오히려 시세와의 간격이 벌어지는 역설이 여기서 생깁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광주·전남 주거시설은 841건이 진행돼 239건이 낙찰됐습니다. 낙찰률 28.4%, 낙찰가율 67.6%예요. 같은 지역, 같은 달인데 용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낙찰가율이 23.2%p 벌어졌습니다.
6. 지역별 등락 : 울산 +5.7%p, 광주 -8.5%p
"지방이 약세"라는 말도 지난달에는 맞지 않습니다. 아파트 낙찰가율만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 상승 | 낙찰가율 | 하락 | 낙찰가율 |
| 울산 +5.7%p | 84.4% | 광주 -8.5%p | 74.3% |
| 경북 +2.8%p | 78.3% | 경남 -3.8%p | 75.8% |
| 제주 +2.1%p | 82.5% | 대구 -1.9%p | 79.5% |
| 부산 +1.3%p | 80.1% | 대전 -1.0%p | 83.2% |
한 달 사이 울산은 5.7%p 오르고 광주는 8.5%p 빠졌습니다. 같은 달, 같은 나라에서 14%p 넘는 격차가 벌어진 거예요. 시·도 단위 평균조차 폭이 넓다는 뜻이고, 입찰자 입장에서는 광역 통계를 근거로 삼는 게 위험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7. 입찰 전 확인 사항 3가지
통계는 배경일 뿐 입찰가를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지난달 수치가 실무에서 의미를 갖는 지점은 세 군데예요.
| 확인할 것 | 왜 지금 중요한가 |
| 감정평가 시점 | 감정은 경매개시 직후에 이뤄지고 매각까지는 흔히 6개월 이상 걸립니다. 적체가 길어진 지금은 그 간격이 더 벌어져 있어요. 감정가는 현재 시세가 아니라 과거 어느 시점의 값입니다 |
| 유찰 횟수 | 최저가가 내려갔다는 사실보다 왜 안 팔렸는지가 정보입니다. 권리관계, 명도 난이도, 용도 문제 중 무엇이 걸렸는지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
| 용도 | 아파트 84.7%, 주거시설 전체 69.9%, 업무·상업시설 48.0%는 서로 다른 시장의 숫자입니다. 상가에 아파트 기준을 대입하면 고가 낙찰이 됩니다 |
감정가와 최저가는 법원이 정해준 출발선일 뿐이고, 값을 결정하는 건 결국 응찰자 본인의 조사입니다. 낙찰가율이 감정가를 넘긴 물건이 늘었다는 건 특정 구간의 수요가 살아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감정가라는 기준선이 그만큼 낡았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경매 절차 전반이 낯설다면 경매 전체 절차 안내를, 물건별 위험을 읽는 법은 매각물건명세서 보는 법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8. 자주 묻는 질문
낙찰가율이 100%를 넘으면 비싸게 산 건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낙찰가율은 낙찰가를 감정가로 나눈 값이지 시세로 나눈 값이 아니에요. 감정 시점이 오래됐고 그 사이 시세가 올랐다면 낙찰가율 115%도 시세보다 쌀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정가가 고평가돼 있었다면 90%에 받아도 비싸게 산 게 됩니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이 20년 만에 최저인데 지금이 매수 적기인가요
69.9%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까지 모두 포함한 평균이고, 같은 달 아파트는 84.7%, 서울 아파트는 97.0%였습니다. 평균이 내려갔다는 사실이 본인이 노리는 물건의 경쟁이 줄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물건 수가 아니라 해당 가격대와 용도의 응찰자 수를 보셔야 합니다.
상가 낙찰가율이 낮으면 저가 매수 기회인가요
낙찰가율이 낮은 이유가 감정가 고평가인지, 공실과 임대료 하락인지에 따라 답이 갈립니다. 후자라면 싸게 받아도 보유 기간 내내 비용이 나가요. 상가는 임대차 현황과 관리비 체납액을 먼저 확인한 뒤 가격을 논하는 게 순서입니다.
자료 출처
본문 수치는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2026년 9월 7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근거합니다. 전국 용도별 지표, 시도별 아파트 지표, 개별 낙찰 사례는 모두 같은 보고서를 인용한 보도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용도별 지표와 아파트 지표는 집계 대상이 다르므로 직접 비교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통계를 해설한 것으로, 특정 물건의 입찰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입찰에서는 매각물건명세서와 등기사항증명서, 현장 조사를 통해 개별 물건의 권리관계와 시세를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글쓴이
스마트샤크 · 현직 공인중개사 · 법원 매수신청대리인
부동산 경매와 시장 데이터를 현장의 언어로 옮기는 글을 씁니다. 문의는 wondertr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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