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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임차인 : 낙찰자가 떠안는 보증금은 어디까지인가 본문

경매에서 돈을 잃는 경로는 대개 둘입니다. 하나는 잔금을 못 내는 것이고, 다른 하나가 보증금을 떠안는 것입니다. 앞은 지난 편에서 다뤘으니 이번엔 뒤를 보겠습니다. 낙찰가 외에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물어줘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운이 아니라 날짜 두 개와 서류 한 장으로 미리 갈립니다.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목차
- 대항력은 전입한 다음 날 0시에 생깁니다
- 인수냐 소멸이냐는 말소기준권리가 가릅니다
- 두 번째 갈림길은 배당요구입니다
- 얼마를 떠안는지 계산해봅니다
- 입찰 전에 확인할 순서
- 자주 묻는 질문

1. 대항력은 전입한 다음 날 0시에 생깁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입니다. 임차인이 주택을 인도받고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가 갈립니다. 다음 날 0시입니다. 전입신고를 한 날이 아니라 그 이튿날 0시부터예요. 그래서 같은 날 근저당이 설정되면 근저당이 앞섭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하루 차이로 순위가 뒤집히는 자리이고, 낙찰자 입장에서는 하루 차이로 2억을 떠안느냐 마느냐가 갈리는 자리입니다.
여기에 확정일자를 더하면 우선변제권이 생깁니다(제3조의2 제2항). 대항요건만으로는 배당을 받지 못합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다른 것이고, 이 글의 결론도 거기서 갈립니다.
| 갖춘 것 | 생기는 권리 |
| 인도 + 주민등록 | 대항력 (다음 날 0시부터) |
| 인도 + 주민등록 + 확정일자 | 대항력 + 우선변제권 |
2. 인수냐 소멸이냐는 말소기준권리가 가릅니다
임차인의 대항요건 취득 시점을 말소기준권리와 비교합니다.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면 — 선순위 임차인입니다. 매각으로도 임차권이 당연히 사라지지 않고, 조건에 따라 매수인이 보증금을 떠안습니다
- 말소기준권리보다 뒤면 — 후순위입니다. 매각으로 임차권이 소멸하고 매수인이 인수할 것은 없습니다. 확정일자가 있으면 순위에 따라 배당만 받습니다
말소기준권리가 무엇인지는 말소기준권리 : 무엇이 지워지고 무엇이 남는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이 끝났다는 전제에서 출발합니다.
근거 조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입니다. 경매로 임차권은 소멸하는 것이 원칙인데, 보증금이 모두 변제되지 않은 대항력 있는 임차권은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이 예외 한 줄이 낙찰자의 돈을 결정합니다.
3. 두 번째 갈림길은 배당요구입니다

선순위라고 무조건 인수하는 게 아닙니다.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했는지, 했다면 얼마를 받았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배당요구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법원이 배당요구종기를 정해 공고합니다(민사집행법 제84조 제1항). 이 날짜를 넘기면 배당에서 빠집니다.
배당요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 있습니다(제88조). 임차인은 우선변제권이 있어야 배당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즉 확정일자가 없으면 배당요구 자체가 안 됩니다.
배당요구를 안 했다면
배당에서 제외됩니다. 그리고 나중에 후순위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도 없습니다(대법원 98다12379).
임차인은 한 푼도 못 받았고, 선순위라 임차권은 살아 있습니다. 보증금 전액을 매수인이 떠안습니다.
배당요구를 했는데 일부만 받았다면
나머지가 매수인 몫입니다. 그리고 임차인은 남은 보증금을 다 받을 때까지 집을 비워주지 않아도 됩니다(대법원 98다2754). 인도명령도 통하지 않습니다.
전액을 배당받았다면
임차권이 소멸하고 매수인이 인수할 것은 없습니다. 다만 소멸 시점을 정확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당표가 확정된 때입니다(대법원 2003다23885). 배당표 확정 전에는 아직 임차권이 남아 있어서 인도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 배당요구는 철회되지 않습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제2항은 배당요구에 따라 매수인이 인수할 부담이 바뀌는 경우, 종기가 지난 뒤에는 배당요구를 철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입찰자 입장에서는 다행인 조항입니다. 배당요구를 확인하고 입찰했는데 나중에 임차인이 마음을 바꿔 인수 부담이 커지는 일은 없습니다.
4. 얼마를 떠안는지 계산해봅니다
네 가지 경우로 정리됩니다.
| 대항요건 시점 | 배당요구 | 매수인이 떠안는 것 |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 | 안 함 | 보증금 전액 |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 | 했으나 일부만 배당 | 못 받은 나머지 |
| 말소기준권리보다 앞 | 전액 배당 | 없음 (배당표 확정으로 소멸) |
| 말소기준권리보다 뒤 | 해당 없음 | 없음 |
숫자로 보겠습니다. 감정가 4억, 보증금 2억인 선순위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갖추고 배당요구를 했습니다. 3억에 낙찰받았고, 집행비용과 선순위 채권을 제하고 임차인에게 1억 2,000만 원이 배당됐다고 하면.
- 임차인이 못 받은 돈 : 2억 − 1억 2,000만 = 8,000만 원
- 매수인이 실제로 쓴 돈 : 3억 + 8,000만 = 3억 8,000만 원
여기에 취득세와 등기비용이 또 붙습니다. 그 계산은 경매 잔금 납부에 정리해두었습니다. 감정가 4억짜리를 3억에 받았다고 좋아할 상황이 아니게 됩니다.
배당이 어떤 순서로 이뤄지는지는 경매 배당순위를 참고하세요.
5. 입찰 전에 확인할 순서

서류 세 가지면 대부분 판별됩니다.
첫째, 매각물건명세서입니다. 민사집행법 제105조에 따라 법원이 작성합니다. 여기에 매수인이 인수하는 권리가 적힙니다. 임차인의 전입일자, 확정일자, 배당요구 여부가 한 장에 나옵니다. 가장 먼저, 가장 꼼꼼히 볼 서류입니다.
둘째, 현황조사보고서입니다. 집행관이 직접 가서 확인한 점유 상태가 들어 있습니다. 명세서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으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입니다.
셋째, 등기부입니다. 말소기준권리의 날짜를 여기서 확정합니다. 등기부 보는 법은 공시지가 조회와 등기부등본 갑구·을구에 정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날짜 두 개를 나란히 적어보세요. 임차인의 전입일 다음 날 0시, 그리고 말소기준권리 설정일. 이 두 개의 선후만 확실히 하면 절반은 끝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Q. 명세서에 "임차인 없음"으로 적혀 있으면 안심해도 되나요?
명세서는 법원이 조사한 결과이고 절대적인 보증은 아닙니다. 전입세대확인서를 따로 떼어 대조해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만 명세서의 기재를 믿고 입찰했다가 실제와 달라 손해를 본 경우에는 매각불허가나 매각허가결정 취소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전입은 했는데 확정일자가 없는 임차인입니다. 어떻게 되나요?
우선변제권이 없어 배당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 배당은 한 푼도 못 받습니다. 그런데 대항요건은 갖췄으니,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다면 보증금 전액을 매수인이 떠안습니다. 낙찰자에게는 가장 나쁜 조합입니다.
Q. 소액임차인이면 다른가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8조의 최우선변제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확정일자가 없어도 보증금 중 일정액은 다른 담보물권자보다 먼저 받아갑니다. 지역별 금액은 경매 잔금 납부의 방공제 표와 같습니다. 다만 최우선변제로도 다 못 받으면 나머지는 다시 인수 문제로 돌아옵니다.
Q. 보증금을 떠안은 뒤에 임대인에게 받아낼 수 있나요?
매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이라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줄 의무를 집니다. 원래 임대인에게 구상할 수 있느냐는 별개 문제이고, 대개 그 사람은 이미 집이 경매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회수를 기대하고 입찰가를 올리지 마세요.
Q. 인도명령으로 내보낼 수 있나요?
보증금을 다 못 받은 대항력 있는 임차인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명도와 인도명령의 일반적인 절차는 경매 명도와 인도명령에 정리해두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날짜 두 개로 인수 여부가 갈리고, 배당요구와 배당액으로 금액이 갈립니다. 그리고 그 정보는 전부 매각물건명세서에 적혀 있습니다.
선순위 임차인이 있다고 무조건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떠안을 금액을 계산해서 그만큼 입찰가에서 빼면 됩니다. 위험한 건 임차인이 있는 물건이 아니라 확인하지 않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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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제3조의2·제3조의5·제8조 / 민사집행법 제84조·제88조·제105조 / 대법원 98다2754, 98다12379, 2003다23885 /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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