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의 : 배당표가 틀렸을 때 남아 있는 두 개의 문
지난 편에서 배당요구 종기를 다뤘습니다. 배당표에 이름을 올리는 자격이 사건 초반에 닫힌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번에는 그 배당표가 틀리게 작성됐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결론부터 적습니다. 문이 두 개 있습니다. 좁고 빠른 문은 배당기일에 이의를 진술하고 1주 안에 소를 제기하는 길입니다. 넓고 느린 문은 배당이 끝난 뒤 잘못 받아 간 사람에게 돌려달라고 하는 길입니다. 두 번째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을 대법원이 2019년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다만 배당요구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 두 문이 모두 닫힙니다. 지난 편과 이번 편은 그렇게 이어집니다.
배당표는 기일 당일에 확정됩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 배당기일 3일 전 | 법원이 배당표원안을 작성해 법원에 비치합니다(제149조 제1항) |
| 배당기일 | 출석한 이해관계인과 배당요구 채권자를 심문해 배당표를 확정합니다(제149조 제2항) |
| 합의가 있으면 | 출석한 사람들이 합의한 대로 배당표를 작성합니다(제150조 제2항) |
그래서 배당기일 3일 전부터가 실질적인 검토 기간입니다. 그 전에는 원안이 없고, 기일이 지나면 표가 확정됩니다. 원안에 적히는 것은 매각대금과 각 채권자의 원금·이자·비용, 그리고 순위와 비율입니다(제150조 제1항).
출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법은 이렇게 봅니다.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채권자는 배당표와 같이 배당을 실시하는 데에 동의한 것으로 본다. — 민사집행법 제153조 제1항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말이 무겁습니다. 다른 채권자가 낸 이의에 대해서도, 출석하지 않았다면 그 이의를 정당하다고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누가, 어떻게 이의할 수 있나
여기서 채무자와 채권자의 조건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기일에 못 가면 끝」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채무자 | 기일에 출석해 이의할 수 있고(제151조 제1항), 그와 별도로 배당표원안이 비치된 뒤부터 배당기일이 끝날 때까지 서면으로도 이의할 수 있습니다(제151조 제2항) |
| 채권자 | 기일에 출석해야 합니다. 그것도 자기의 이해에 관계되는 범위 안에서만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이의할 수 있습니다(제151조 제3항) |
이의가 나오면 관계된 채권자가 그에 대해 진술해야 하고(제152조 제1항), 정당하다고 인정되거나 합의가 되면 배당표를 고쳐 배당합니다(같은 조 제2항). 완결되지 않으면 이의가 없는 부분만 먼저 배당하고 다툼이 남은 몫은 묶입니다(같은 조 제3항).
이의는 시작일 뿐입니다 — 1주
가장 많이 놓치는 대목입니다. 기일에 목소리를 냈다고 끝이 아닙니다. 배당기일부터 1주 안에 소를 제기하고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집행법원에 내야 합니다.
이의한 채권자나 채무자가 배당기일부터 1주 이내에 집행법원에 대하여 제1항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 … 에는 이의가 취하된 것으로 본다. — 민사집행법 제154조 제3항
어떤 소를 내야 하는지는 상대가 집행권원을 가지고 있는지로 갈립니다.
| 이의한 사람 | 상대 채권자 | 내야 하는 소 |
| 채권자 | 다른 채권자 | 배당이의의 소 (제154조 제1항) |
| 채무자 | 집행권원 없는 채권자 (가압류채권자 제외) |
배당이의의 소 (제154조 제1항) |
| 채무자 | 집행권원 있는 채권자 | 청구이의의 소 + 집행정지재판 정본까지 제출 (제154조 제2항·제3항) |
관할은 배당을 실시한 집행법원이 속한 지방법원입니다(제156조 제1항). 다른 법원에 내면 그 1주가 그냥 지나갑니다.
소를 냈다고 안심할 것도 아닙니다. 함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의한 사람이 배당이의의 소의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 민사집행법 제158조
보통의 민사소송이라면 한 번 불출석으로 소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배당이의의 소는 다릅니다. 첫 기일 한 번입니다.
1주를 놓쳐도 끝이 아닙니다
그런데 법은 그다음 줄에 이렇게 적어 두었습니다.
이의한 채권자가 제154조제3항의 기간을 지키지 아니한 경우에도 배당표에 따른 배당을 받은 채권자에 대하여 소로 우선권 및 그 밖의 권리를 행사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 민사집행법 제155조
이의는 취하된 것으로 보지만, 실체법상의 권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잘못 배당받아 간 사람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길이 남습니다.
그러면 애초에 이의조차 하지 않은 채권자는 어떨까요. 여기가 오래 다투어졌고, 2019년에 전원합의체가 정리했습니다.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가 자신이 배당받을 몫을 받지 못하고 그로 인해 권리 없는 다른 채권자가 그 몫을 배당받은 경우에는 배당이의 여부 또는 배당표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배당받을 수 있었던 채권자가 배당금을 수령한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수 있다. — 대법원 2019. 7. 18. 선고 2014다206983 전원합의체 판결
실제 사건이 선명합니다. 배당기일에 출석했지만 이의하지 않은 신용보증기금이, 이의해서 배당금을 가져간 다른 채권자를 상대로 자기 채권액에 비례한 안분액을 돌려달라고 했고 받아냈습니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세 명의 반대의견이 붙어 있습니다. 이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하지 않은 것은 다투지 않겠다는 의사 표명이고, 확정된 배당절차를 뒤집으면 집행제도의 안정이 흔들린다는 취지입니다. 다수의견이 유지됐지만, 이 길이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논쟁 끝에 남은 길이라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합니다.
그런데 배당요구를 안 했다면 이 문도 닫힙니다
여기서 지난 편과 이어집니다. 2019년 전합이 열어 둔 문은 「배당받을 권리 있는 채권자」의 문입니다. 배당요구가 필요한 채권자가 종기까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그 자격이 없습니다.
| 배당요구를 했고, 배당이의도 함 | 배당이의의 소 (1주 이내) |
| 배당요구를 했으나 이의는 안 함 | 부당이득반환 청구 가능 (2014다206983 전합) |
| 배당요구 자체를 안 함 | 둘 다 불가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70702) |
세 번째 줄이 지난 편의 결론이었습니다. 실체법상 우선변제권이 있어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배당에서 빠졌다면 후순위 채권자가 받아 간 돈을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법원은 봤습니다. 종기를 지키는 것이 모든 구제의 입구인 셈입니다.
낙찰자는 왜 이 절차를 봐야 하나
배당은 매수인이 돈을 다 낸 뒤의 일이라 남의 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임차인이 배당에서 실제로 얼마를 받는지가 확정돼야 매수인이 인수할 금액이 확정됩니다. 배당이의가 걸리면 그 몫은 묶이고, 인수액도 함께 미정으로 남습니다.
명도 일정도 여기에 묶여 있습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함께 갖춘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해서 보증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경우, 배당표가 확정될 때까지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다23885). 배당기일이 밀리면 인도명령 일정도 그만큼 밀립니다.
그래서 선순위 임차인이 있는 물건을 받았다면, 배당기일과 그 결과를 남의 절차가 아니라 내 일정으로 보셔야 합니다.
날짜만 따로 적어두면 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지켜야 할 날짜는 넷입니다.
| 배당기일 3일 전 | 배당표원안 열람. 순위·금액·이자 계산을 여기서 확인합니다 |
| 배당기일 당일 | 채권자는 반드시 출석해 이의 진술. 채무자는 그날이 끝나기 전까지 서면도 가능 |
| 배당기일 + 1주 | 소 제기 + 소제기증명원을 집행법원에 제출. 관할은 그 집행법원이 속한 지방법원 |
| 첫 변론기일 | 한 번만 빠져도 취하 간주 |
다음 편에서는 경매가 낙찰 뒤에 멈추거나 사라지는 경우, 취하와 취소 그리고 정지를 정리합니다.
면책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 법령과 판례를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개별 사안은 조건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실제 대응 전에는 해당 사건의 기록과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료 출처
민사집행법 제149조·제150조·제151조·제152조·제153조·제154조·제155조·제156조·제157조·제158조·제159조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확인) / 대법원 2019. 7. 18. 선고 2014다20698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70702 판결 / 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3다23885 판결
이 글을 쓴 사람
현직 공인중개사 · 법원 매수신청대리인
법령과 조문을 직접 확인해 정리합니다. 오래된 정보나 바뀐 규정은 발견하는 대로 갱신합니다.